[스크랩] 시아준수 뮤지컬모차르트 화려한데뷔 작곡가르베이 열연극찬
1월26일 커튼콜 직캠
1월28일 커튼콜 직캠
[피파니아]일급의 청중들을 만났습니다
어제 1월 2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아준수가 출연하는 '뮤지컬 모차르트!'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어제의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청중들'이었습니다. 사실 동방신기의 팬들이 관람객층에 많이 포함된다고 해서, 관람매너에 문제가 생기리란 생각은 별로 안했습니다. 엄청난 환호성과 비명소리가 들리는 동방신기의 본 공연장도, 가장 최근에 가본 바로는, 음악에 집중해야할 순간에는 상당히 차분히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물론 흐름을 깰 정도로 소리지르는 팬들이 있었지만, 전체 숫자에 비하면 소수입니다. 아마 주최측이 충분히 관람매너에 대한 안내를 하고, 협조를 요청했다면, 그런 문제조차도 없었을 겁니다. 대다수 팬들이 오랫동안 가요계를 지켜봐오고 공연을 관람해오다보니, 공연 진행의 흐름을 일반인보다 훨씬 더 잘 알고있으니까요. 엄밀하게 따지자면, 그간 이 팀과 관련한 공연들에서, 많은 청중들에게 어떻게 응대해야할지 몰라 문제를 만든 건 주최측인 경우가 오히려 더 많았습니다.
원칙대로라면 이상적인 청중은 '팬'인지도 모릅니다. 미리 공부를 하고 와서, 놀라운 집중력을 가지고 공연을 지켜보니까요.
그런데, 어제가 딱 그런 공연이더군요.준비된 청중들이었습니다. 공연 시작 전, 세종문화회관 주변은, 아름답게 차려입고 나온 세련된 숙녀들로 가득 찼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프롤로그 부분이 지나간뒤 시아준수 등장. 그런데 아무 소리도 없습니다. 시아준수의 동작 하나 하나, 표정 하나 하나에 반응하는 팬덤에 속한 팬들이, 이번 공연에서는 공연이 시작하고 나서 끝날 때까지 그 '아무 소리 없음'의 상태를 완벽하게 지킵니다. 이 정도면 거의 영웅적인 수준입니다. 심지어, 시아준수와 상대배우 정선아의 키스 장면이 몇차례 이어질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중간 키스'에만 객석에서 소리가 살짝 한번 나오는데, 그건 정말 무방비 상태에서, 얼떨결에 터져나온 소리라는게 너무 완연해서 재미있었습니다. 그 다음 키스 장면에서는, 다시 무음.
단순히 객석이 조용해서 인상적이었던 것뿐만이 아닙니다. 노래 한곡 한곡, 등장하는 배우들 한명 한명을 모든 청중들이 정말로 열심히 보고 듣고 느끼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침묵'과 '박수'속에서 더더욱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시종이 종이를 놓치는 아주 작은 해프닝에 객석 전체가 함께 살짝 웃습니다. 배우들의 작은 동작 하나 놓치지 않을만큼 신경을 집중해서 보고 있었던 겁니다. 이 뮤지컬의 타이틀인 '내 운명 피하고 싶어' 전주가 나오자마자, 기대감의 '아~'하는 탄성소리가 나지막하게 객석에서 살랑거립니다. 다들 예습을 하고 온겁니다. 시아준수가 '주문'의 동작를 조금 하자, 모두가 순간적으로 웃습니다. 주인공과 관련한 배경 지식을 다 알고 있는 겁니다(저만 '저게 뭐더라'하고 있었습니다).
휴식 시간. '정말 잘한다' '그런데 대사가 조금 안들린다' '이제 처음이니까 앞으로 나아질거야' '대주교도 정말 노래 잘하더라' 등등의 대화들이 사방에서 조용히 소근소근 이어집니다.
2부까지 끝나고, 마침내 커튼콜에 시아준수 등장. 감동적이더군요. '공연을 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한 청중들'과 그 주인공이 만나는 순간이 말입니다. 청중들이 보내는 박수와 환호성에는(심지어 이 청중들은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에서도 비명을 지르거나 이름 연호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더할나위없이 깊은 애정이 담겨있었습니다. 시아준수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자신의 청중'들과 첫 인사를 나눈 기쁨을 흠뻑 받아안으며. 그날의 가장 이완된 음성과 가장 풍부한 느낌으로 마지막 노래를 들려주었습니다.
누가 저에게 '일급의 청중이란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전 어제의 청중들을 가리키겠습니다. 그들은 '팬'이야말로, 가장 멋진 청중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26일, 시아준수의 뮤지컬 모차르트! 첫공연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브라보! 그의 청중들!
[피파니아닷컴 piffania.com]
출처 :: XIAHBO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