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신동립의 잡기노트-'푸른 눈 독립운동가' 헐버트 박사가 사랑한 한글
뉴시스윤시내입력2013.08.26 15:20
【서울=뉴시스】호머 B 헐버트 박사 64주기 추모식이 서울 합정동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백주년선교기념관에서 얼마 전 열렸다. '헐버트 청년모임'도 이날 함께 출범했다. 영어가 수준급인 국내외 대학생들로 이뤄진 유스포럼이다. 이 모임의 전범선 대표는 "헐버트 박사의 한글사랑 뜻을 본받아 우리 말글을 보호하자"고 호소했다.
헐버트는 1890년 '사민필지' 서문에서 조선의 현실을 개탄했다. "중국 글자로는 모든 사람이 빨리 알 수도 없고 널리 볼 수도 없는데 조선 언문은 본국의 글일뿐더러 선비와 백성과 남녀가 널리 보고 알기 쉽다. 슬프다. 조선 언문이 중국 글자에 비해 크게 요긴하건만 사람들이 요긴한 줄도 알지 못하고 업신여기니 어찌 안타깝지 아니하리오."
1892년 논문 '더 코리안 알파벳 II'에서는 "문자사에서 한글보다 더 간단하게, 더 과학적으로 발명된 문자는 없다"고 못박았다. 헐버트의 이러한 한글 예찬은 이후 1894년 국문 칙령과 1896년 독립신문이 나오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헐버트는 주시경과 함께 한글에 띄어쓰기와 점찍기 등을 도입하고 한글 자강운동을 이끌었다.
헐버트 청년모임은 그러나 현실이 부끄럽기만 하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120년 전 헐버트 박사가 개탄했던 반 한글문화가 새로운 형태로 되살아나고 있다. 한글을 업신여기고 한자를 숭상하던 사대주의적 태도가 맹목적 영어 숭배주의로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힐링, 스타트업, 멘토, 인큐베이팅이 치유, 창업, 스승, 육성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의 간판과 아파트 주소는 국적과 의미도 알 수 없는 단어들로 넘쳐난다. 심지어 정부기관의 안내책자나 공문서도 우리말 대신 영어를 로마자 그대로 표기하는 일이 다반사다."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는 "미국인 헐버트는 1886년 대한제국 때 우리나라가 처음 세운 서양식 교육기관인 '육영공원' 교사로 이 땅에 와서 1890년에 세계에서 가장 처음 한글로 만든 세계사회지리 교과서인 '사민필지'를 내고, 세계에 영문으로 한글의 우수성을 알렸으며 일본 침략에 맞서 고종을 도와 헤이그 밀사 파견을 도왔고 나라를 일본에 빼앗긴 뒤에도 미국에서 항일 독립운동을 한 고마운 분이다. 1949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려고 한국에 왔다가 운명했다. 정부는 1950년에 외국인 중 최초로 건국공로훈장을 추서했다"고 전했다.
한글뿐 아니다. 헐버트는 아리랑과도 매우 가깝다. 한겨레아리랑연합회 김연갑 상임이사는 "입으로만 전해지던 아리랑을 1894년 헐버트가 5선지에 악보로 처음 기록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선교사에 의해 아리랑이 알려졌고, 미국인들도 한국의 아리랑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헐버트가 채록한 아리랑은 고종이 즐겼다는 아리랑이면서 영화감독 나운규가 영화 '아리랑'의 주제로 삼은 아리랑이기도 하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아리랑인 서울경기 아리랑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헐버트 청년모임이다. 정부기관과 공기업 등 공공기관 명칭은 한글 표기를 원칙으로 하고 로마자 표기를 하더라도 한글로 병기하라고 이들은 요구한다. 공공기관은 공문서나 각종 홍보물에서 국립국어원이 인정한 외래어 이외의 외국어 사용을 삼가야 하고, 언론기관은 기사와 대본작성 그리고 출판에서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멈추고 왜곡된 외래어를 우리말로 순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희망이 교과서 밖으로 나오면 힘을 잃는다는 것이 문제다. 차선이 최선일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애써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 심지가 곧은 젊은이들의 집요한 외침이 오염도를 적당히 희석할 수만 있다면, 성공이라 하겠다. 야합이 아닌 타협은 미덕일 수 있다.
http://media.daum.net/editorial/column/newsview?newsid=20130826152009455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여객선 침몰) @@박근혜 재산신고 22억 ???? @@ x까고있네!!! @@ 진짜 내역을 공개 합니다. (0) | 2014.05.07 |
---|---|
[스크랩] 덩쿨식물-여주 열매를 먹는 방법 (0) | 2013.09.29 |
[스크랩] 삼성·월드컵·한류…‘아시아 1등국가’ 묶어낼 무언가가 필요 (0) | 2013.08.23 |
[스크랩] 구한말 한반도를 바라본 해외의 시선. 외국인 식자층, 조선인 찬양론자 많았다 (0) | 2013.08.09 |
[스크랩] 설계의 미학,공돌이의 눈물.jpg (0) | 2013.05.28 |